[스크랩] 1100고지 습지

안개는 늘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보일듯말듯 어슴프레 잠긴 정경은 호기심과 경이로 다가선다.
젖은 풀위로 내딛는 발걸음에 여름은 촉촉하게 밟힌다.









누가 여름을 무덥고 짜증난다고 하는가?
고운 초록으로 단장한 그림같은 풍경들이
고개를 돌리고 시선이 멈추는 곳마다 가득한데....









닭의 난초, 흰여로, 무릇, 한라꿩의 다리....
풀섶에 숨어 함초롬히 고개 내민 야생화들은
발길도, 눈길도 잡아버린다.
문득 저들 야생화는 오히려 자생화(自生花)라 부름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 천, 수만 개의 물방울들이 마치 구슬을 꿰어놓은 듯
영롱하게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뽐낸다.
햇볕이라도 내리비치면 이내 숨어버릴 이슬 잔치다.









사람들 발길이 잦았다면 저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까?
자연이 빚어낸 정원.
돌과 나무와 물과 꽃들의 절묘한 조화.
돌 위에 말라붙은 이끼에서는 억겁 세월이 보인다.







문득 들려오는 새소리.
드문드문 보이는 꽃 속의 벌레들.
아! 새도, 벌레도 잊고 있었다.
아니 녀석들이 나를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는가 보다.



올 때도,
갈때까지도 여전히 사위는 안개에 싸이고
아쉬워 다시 바라보면
무념무상(無念無想).


2006. 7. 한라산 1100고지 습지에서....


1100고지 습지(1100 Highland Wetland)

습지는 육지와 수생 생태계의 전이(轉移)지대로서 각종 곤충이나 어류 및 조류의 산란장인 동시에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며 오염물질 정화, 용수공급원 기능 등 환경적 또는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가치있는 자연 자원이다.1100고지 습지는 한라산의 고산 습지로서 자원적 가치가 클 뿐 아니라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는 생물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이 1100고지 습지는 전체적으로 넓게 조성되어 있으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하여 부분적인 소규모 습지가 발달된 특성을 갖는다. 이곳에는 제주달구지풀 등 9종류의 특산식물과 금방망이 등 13종류의 희귀식물, 14종류의 습지식물 등 106과 165속 207종류의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또한 6종류의 한라산 특산곤충을 비롯하여 56과 149종의 곤충이 서식하는 등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출처 : 글사랑 차향기

글쓴이 : 시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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