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 (생태)

백두산 야생화

盛月 2008. 11. 23. 11:52

 
 

 
  서파 들꽃
백두산은 크게 북파와 서파로 나뉜다.천지를 중심으로 북파는 험준한 산세를 자랑하며 서파는 완만한 고산지대를 이루고 있다.

들꽃으로 덮여있는 백두산 천지 사면의 초원과 그 아래 고산화원의 야생화 평원을 걷는 백두산 트레킹이 천지 서편의 중국 땅에서 펼쳐진다.

고산화원으로 불리는 야생화 군락지에는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큰원추리,금매화, 노란만병초, 하늘매발톱, 바이칼꿩의 다리, 산용담, 개불알꽃 등 이름만큼이나 아름답고 다양한 1,800여종의 야생화가 자태를 뽐내며 백두산을 수놓는다.사륜 구동차로 오르는 북편과 달리 천지 서편은 트레킹 하기에 적당한 완만한 경사의 구릉지. 해발고도 1800∼2400m의 고지로 6월말에야 봄을 맞을 정도. 이맘때면 6개월이상 눈속에 파묻힌채 혹독한 겨울을 견딘 노랑만병초 등이 일제히 꽃을 피워 천지 서편 아래 구릉은 온통 들꽃으로 뒤덮인다.

백두산 서편에서 즐기는 트레킹의 묘미는 천지 봉우리에서 뻗은 완만한 초원(수목한계선 위편)의 꽃대궐 구릉을 걸어 천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청석봉 능선까지 초원에 지천으로 피어난 들꽃을 보며 걷는 것. 누구나 오를 수 있을 만큼 경사가 완만하다. 백두산의 아름다움을 온 종일 감상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들꽃 트레킹 코스.

 

봄은 꽃의 계절. 봄을 맞은 백두산의 청석봉 아래 고산지대(해발 1000m 이상 고지)에는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진다. 찬치퍼고개, 노호배능선, 고산화원, 금강폭포 가는 길은 각양각색의 들꽃으로 천지12경의 하나를 이룬다. 수줍은 듯 고개숙인 진분홍 털개불알꽃, 군락을 이루며 밭을 이룬 노란 애기금매화와 산미나리아재비, 연분홍의 구름국화 군락과 하얀 박새군락 등등…. 들꽃천지를 이룬 백두산 기슭은 거대한 화원 같다.

 

봄 여름 가을이 6월 중순∼9월 중순의 석달에 한꺼번에 몰아닥치는 이곳. 세 계절이 두서 없이 한데 뒤섞이다 보니 백화난만(百花爛漫)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다양한 들꽃이 쉼없이 피고 진다. 단 석달새에 씨앗을 뿌리고 장장 9개월이나 지속되는 긴 겨울준비를 하자면 식물 곤충 모두가 바쁘지 않을 수 없다. 개미와 파리 모기가 나비와 벌을 대신하는 자연의 이치는 이리도 묘하다.

 
그 꽃 중에서도 가장 기특한 놈은 천지가의 노란 만병초다. 잔설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강인한 꽃나무지만 슈크림빛깔의 노란 꽃은 귀부인처럼 고아하다. 행여 시도 때도 없이 불어 닥치는 천지의 일진광풍에 날릴까 양탄자처럼 깔린 관목의 틈새에서 바짝 몸을 낮춘 채 여린 꽃잎을 꼭 붙들고 있는 모습은 안쓰럽다기보다는 차라리 감동을 준다. 천지주변에서 만나는 자주빛 두메자운도, 하이얀 담자리꽃나무와 개감채도 애처롭기는 마찬가지다.

이즈음 천지에 오르는 기쁨은 그 모진 겨울을 이겨내고 늠름하게

  예쁜 꽃을 피운 당당한 백두의 들꽃을 만나는데 있지 않을까.

백두산 고산지대에서도 나무의 수목한계선(해발 1700m) 너머의 고산식물은 거개가 잔디처럼 서로 엉겨 붙어 뿌리를 내리는 키작은 관목(키 25㎝이하의 나무). 매년 7월 백두산 서쪽산문을 통해 천지까지 오르는 ‘걸어서 천지까지’ 트레킹 코스는 온갖 들꽃으로 뒤덮인 이 관목지대를 통과한다. 꽃을 밟을까봐 조심조심 딛는 발바닥으로 두툼한 양탄자를 밟는 듯한 푹신한 느낌이 기분 좋게 전해온다
 
7월 백두산의 매력은 끝이 없다. 눈녹은 천지와 장대한 16연봉의 기막힌 조화도 특별하지만 천지트레킹 도중 경험하는 자태 고운 우리 들꽃과의 만남도 훌륭하다. 수목한계선의 첨단에서 원시림의 진수를 보여주는 울창한 사스레나무숲, 백두산의 또 다른 운치를 느끼게 하는 금강폭포와 기묘한 형상의 금강대협곡, 들꽃 만발하는 소천지도 천지 못지 않은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들꽃 만발한 백두산은 천지만 보아온 우리에게 또 다른 자랑거리로 등장한다.

천지~서쪽산문 트레킹 코스 원시림-들꽃… 자연 그대로

  백두산 천지 서쪽 청석봉 아래 고산지대는 7월초에 ‘들꽃 천국’이 된다. 천지부터 해발 1500m의 서쪽산문까지 산기슭은 완만한 구릉. 여기에 자생하는 원시림과 관목, 들꽃군락지는 지금까지 인간간섭이 없어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콘크리트포장길로 오르는 북쪽 천문봉 지역과는 판이하다. 서쪽지역을 관리하는 중국길림성장백산국가급자연보호구 서파(西坡)여유국이 이곳을 세계적인 에코투어리즘(eco-tourism·생태관광)지역으로 보호하려는 것도 그 때문. 현재 서쪽산문안에는 천지 아래 2300m까지 오르는 임도와 산문부근의 산장 한 채, 캠프장 한 곳 뿐이다.
  이 서쪽 고산지대에서 생태관광이 시작된 것은 98년. ‘걸어서 천지까지’라는 들꽃트레킹 코스가 개발됐고 이때부터 6∼8월에 한정된 인원(100명 정도)이 서파여유국의 허가 아래 생태탐사를 다녀왔다. 서파여유국과 한국백산기획(대표 이강훈)은 최근 생태탐사 및 여행을 위한 상품개발 및 합작에 합의했다. 올 백두산 고산지대 트레킹은 한국백산기획과 아웃도어세븐(대표:윤치술)이 기획한 단체여행상품으로 다녀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