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나 다울 때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끊임없이 한 분야의 일을 열심히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어떤 모습으로 사는가’ 또 다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자연다큐 촬영감독 신동영 문화원이사.
구리시 곳곳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전국 평생학습축제 영상을 비롯해 각종 홍보, 문화, 생태 역사를 같이 밟아가는 작업공간인 ‘미디어 에스트’를 찾았다.
- 사진 & 비디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D그룹 홍보실에 근무를 했어요. 80년대 초에 비디오 보급이 활성화되지 않을 때였는데 사내 홍보용으로 비디오카메라를 사용할 사람이 없어서 종로에 있는 비디오 촬영학원으로는 1호점인 대일비디오 학원에 1년을 다녔죠. 학창시절부터 전자제품(라디오조립 등)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래서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로 돌, 결혼식 비디오를 찍어주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부터 비디오카메라와 인연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다가 1997년 구리시청에서 여성생활교실의 홈비디오반을 개설하면서 강사로서의 생활이 시작됐어요. 학생들에게 실내수업은 한계가 있어 야외에 나가 촬영하는 걸 가르치게 됐는데 그러면서 동구릉을 매일 출근하다시피하면서 자연에 관심을 갖게 되고 신비로운 숲의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죠.
- 자연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어려운 점과 보람이 있다면
자연 다큐멘터리는 한번 촬영을 하면 최소 2-3시간 꼼짝하지 말고 있어야 할 정도로 힘들어 3D업종으로 불리기 때문에, 자금력이 좋은 지상파 방송 외에는 일반 비디오 작가들이 도전하길 꺼려해서 국내에서는 하는 사람이 별로 없죠.
'동구릉의 여름’을 촬영하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숭릉 옆 늪지를 3년간 매일 6시에 출근했어요.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짧게는 3일, 길게는 1주일을 기다리고 관찰하면서 동구릉에 있는 새의 종류가 몇 종류인지 알게 됐죠. 한번은 폭우로 인해 동구릉이 물에 잠기면서 백로 서식지였던 늪지에서 새끼들이 둥지를 잃고 죽어 가는 것을 보고 ‘자연의 세계도 전쟁터이구나’ 하는 참혹한 현실도 깨닫게 됐죠.
그리고 2000년에는 한강의 발원지인 태백에서부터 강화에 이르는 ‘역사의 한강’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제1회 대한민국 영상대전에서 촬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영상물은 3년동안 구성, 녹음, 편집, 촬영을 혼자 힘으로 만든 작품이다. 한번은 촬영에 몰두하다가 임진강 지뢰밭인줄도 모르고 들어가서 꼼짝없이 서 있었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방송국은 헬기를 띄워 촬영하는데 ‘역사의 한강’ 카메라맨은 전경을 잡기 위해 산에 올라가서 고생한 정신이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구리시 행사의 대부분을 봉사적인 실천경영 마인드로 시간을 할애해서 할 수 있는 일을 봉사하는 것도 보람이 있고, 매년 구리사회복지관 영상물을 무료로 제작해 많은 분들이 보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후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보람중의 보람이라고 한다.
- 자연이 주는 감동의 순간과 영상의 매력은
자연이 다 가르쳐줬죠.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 회원중에 한때는 쇠약해서 바깥출입이 힘들 정도로 몸이 아팠는데 자연을 접하고 나서 건강을 되찾을 만큼 쾌유가 되는 걸 보면서 ‘자연은 병도 치유할 수 있는 위대함을 가졌구나’ 하고 감동받았어요. 촬영이 있는 날이면 가족들이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면서 적극적으로 후원해주죠. 회원 모두들 아픈 사람 없이 건강해요.
자연 다큐멘터리는 현장경험이 우선이고, 관찰과 인내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인물 다큐멘터리는 시간의 흐름도 조절할 수 있고, 연출도 할 수 있지만 자연 다큐멘터리는 내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자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준비하고 있는 작품 계획은
자연다큐 영상 100편 완성을 목표로 회원들과 작업을 하고 있죠. 미래의 교육현장에서 사용될 5분짜리 사마귀, 개미 등 자연 다큐멘터리 영상인데 모바일 시대에 수요가 늘 것을 대비해 콘텐츠 확보를 위해 준비중에 있어요. 자연은 연출이 안되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2-3년후에 제가 출발하고 터전을 닦은 구리시에서 작품발표회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죠.
- 선생님의 삶의 철학이 있다면
이문안 저수지를 3년동안 촬영하면서 ‘쇠물닭’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쇠물닭은 ‘자식을 위한 진정한 부모’라고 할 수 있죠. 알에서 부화된 어린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주는 다정다감하고 애정어린 모습을 볼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새끼가 크면 먹이를 점차 줄이며 매몰차게 곁에 오지 못하게 하는게 쇠물닭인데 자립심을 키워 강하게 자랄 수 있게 교육을 시키는거죠.
인터뷰하는 동안 “자연은 속이지 않고, 가꾸고 거둔 만큼 그대로 표현된다”는 자연을 섬기는 모습에서 이미 그의 삶은 자연과 닮아져 보인다.
‘하늘이 맑으면 언제든지 나간다’ 그 때가 아니면 찍을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문화원 답사로 인연을 맺은 후 쭉 보아오면서 한결같은 느낌. ‘닮고 싶다!’
비단 나만이 느끼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후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이웃간의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경상도민회 회장으로서 평소의 부지런함과 몸에 밴 봉사정신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을 것이다. 생각은 있지만 몸소 실천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그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여러군데서 보낸 감사의 글귀를 만날 수 있다.
문화원홍보단 이미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