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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봄꽃 만발 쌍계사

盛月 2006. 4. 5. 09:37

좁은 계곡 다리를 건너 터벅터벅 걸어오르다 보면
차밭의 풍경도 풍경이지만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는 굴참나무 몇 그루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일주문에서부터 펼쳐지는 삼나무의 쭉쭉뻗어 오른 기상하며

좌측 선방쪽 대숲의 청청한 기운도 그렇고

도량 곳곳에 아기자기 심어 놓은 온갖 꽃과 나무가
고풍스런 도량과 참 잘 어우러져 있다.

도량을 걷는 마음이
꿈결 속을 거니는 듯
나지막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도량 곳곳에 피어오른 꽃들도 참 대견하고...

범종루 앞에 한 그루 화사히 피어오른 매화,

대웅전 앞에 강렬하게 피어오른 동백,

팔상전 뒤로 한 그루 풍성하게 피어있는 산수유,

선방 뒤안에는 노오란 산수유와 하이얀 매화 두 그루가
오랜 연인처럼 혹은 깊은 도반처럼 그렇게 조화롭게 서 있고,

도량 곳곳에 하얀 백의관음 매화꽃이 사뿐히 내려앉아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도량을 거닐다 보니
벌써 늬엇늬엇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다.
그제서야 아차 싶은 마음에 매화마을 생각이 났다.

섬진강을 따라 내려가는데
좌우로 산비탈을 수놓고 있는 차나무며 매화꽃들이
서산으로 지는 저녁 노을을 받아
더욱 황홀경으로 물들이고 있다.

아름다움에 취해 한참을 내려가는데
서쪽 산으로 떨어지는 저녁노을을 받아
반짝 반짝 빛나는 섬진강 물결 위로 배 한 척 지난다.

매화마을에 막 도착하니
마을 전체가 떠들썩 하고
평일이고 저녁인데도 많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알고 봤더니 매화축제를 한다고
이번 주가 한참 매화의 절정이라고 한다.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산과 마을 전체가 온통 하이얀 매화꽃으로 가득.

이런 말을 듣고 머리 속으로 상상만 해 가지고는
도무지 이런 풍경을 연출할 수 없을 것 같다.

3월의 지리산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러니 내 마음이
지리산에 흠뻑 빠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도 당연한거지...

매화꽃으로 가득하다는 표현보다는
하늘나라에서 매화의 신들이 잠시 내려앉은 듯,
어쩌면 2,500여 년 전
부처님 회상에서 1,250인의 부처님 제자들과
온갖 천신들이 법석을 베풀었던
그런 회상이 흡사 이렇게 아름다웠을까.

매화마을을 훤히 바라보며 산 위쪽으로 걸어오르다 보면
매화와 매화열매인 매실을 잘 담궈 놓은 장독들이
그 뒤로 매화꽃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한쪽 곁에 외떨어진 장독과 그 옆의 작은 매화나무도
어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매화마을 이 성연한 하늘 위로
어둠이 내려앉고 있다.

출처 : 불혹의 언덕
글쓴이 : 라이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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